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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소장품들은 포장되지 않고, 약간의 완충제와 받침을 이용해 선반이나 서랍 등에 보관된다. / 사진. ©박소연


영 대출반납 국 과학박물관은 대부분의 소장품을 포장하지 않은 채 수장고의 선반, 서랍, 격납고 등에 보관한다. 이는 소장품을 쉽게 점검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방식으로, 많은 박물관들이 유사한 방식을 따른다. 그러나 이렇게 보관된 소장품이 이동하게 되면, 상태 점검과 위험물질 검토, 식별 라벨 제작, 포장, 배송 준비, 운송 등 여러 단계의 절차가 뒤따른다. 먼저,  희망적금 이동 대상이 확정된 소장품은 하나하나 육안으로 살펴보며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시간이 지나며 변색되거나 해충 피해로 일부가 탈락된 흔적이 없는지 점검하고, 별다른 이상이 없을 경우에는 박물관 데이터베이스 기록과 대조해 이전의 특이사항이 없는지 다시 확인한다.



빨간색 위험물질 서브프라임원인 식별표가 달려 있는 소장품들. 각종 위험물질을 나타내는 스티커가 함께 붙여져 있다. / 사진. ©박소연





때로는 그 수가 너무 많아 한번에 몰아서 부착해 놓는 경우도 있다. 위의 소장품은 의약품 중 하나로, 의약품 상자 안에 수많은 산업은행시중은행 약병들에 등록된 위험물질 식별표가 여러개 달려 있다. / 사진. ©박소연


의외로 많은 소장품에는 ‘위험물질’ 표시가 붙는다. 이는 반드시 생명을 위협하는 물질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화재 시 인화 가능성이 있거나, 변질 시 유해 성분이 발생할 수 있는 물질, 혹은 특정 상황에서 안전을 위협할 수 있 금리하락 는 경우에도 위험물질로 등록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전구, 전자기기, 거울 같은 물건조차도 박물관 맥락에서는 위험물질로 분류될 수 있다. 과학박물관에서 주로 관리하는 위험물질에는 수은, 납, 알코올, PCB, 석면, 방사능 물질, 의약품, 리튬 배터리 등이 있으며, 특히 석면이나 수은처럼 공기 중 노출 시 해로운 물질은 완벽히 밀봉되어 있어도 경고 표식을 부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 업체의 점검 인증까지 요구된다.



과학박물관의 의약품 박스 소장품. 현재는 약품으로 쓰이지 않던 재료들도 옛날에는 의약품으로 쓰였다. 유효기간이 이미 만료되고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성분들도 많아 대부분의 의약품은 위험물질이 다수 등록되어 있고, 다른 소장품과 섞이지 않도록 따로 함께 모아져 있다. / 사진. ©박소연


또한 박물관에는 다양한 의약품도 소장되어 있는데, 현대의약품뿐 아니라 올리브 오일이나 허브처럼 과거에 약재로 사용되었던 재료도 포함된다. 이 역시 모두 위험물질 관리 대상이 된다. 위험물질 검토를 마친 뒤에는 소장품마다 고유의 식별표를 부착한다. 박물관마다 형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소장품 등록 번호 / 간단한 설명 / 위험물질 여부’를 기재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 사항도 함께 기록한다.



박스에 담긴 소장품과 그 주변을 둘러싼 완충 포장재. / 사진. ©박소연





끈으로 고정된 작은 소장품들. / 사진. ©박소연


이후에는 본격적인 포장 단계로 들어간다. 포장재는 산화나 변질을 막기 위해 중성지 재질을 사용한다. 얇은 중성지(Acid-free tissue paper)와 플라스타조트(Plastazote) 같은 특수 스폰지 소재가 주로 쓰이며, 이는 충격을 흡수하고 이동 중 흔들림을 방지하는 완충재 역할을 한다. 소형 소장품은 플라스타조트에 칼집을 내 끈으로 고정해 흔들림을 막고, 접착제가 포함된 재료는 사용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안전한 보존 상태를 유지한다.



나무 팔레트 위에 고정된 대형 소장품들. / 사진. ©박소연





포장 과정을 모두 마친 뒤 배송 대기중인 소장품들. / 사진. ©박소연





포장된 소장품들이 트럭으로 옮겨지는 모습. (좌) 과학박물관 (우)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 사진. ©박소연


큰 구조물을 옮길 때는 상황이 다르다. 이들은 나무나 플라스틱 팔레트 위에 올려놓고 천으로 된 두꺼운 끈으로 단단히 고정한다. 작은 부품들은 면 리본으로 묶거나 별도의 박스에 따로 포장해 함께 이동한다.
모든 소장품은 포장 후 지정된 장소로 옮겨져 배송 대기를 한다. 어떤 박스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꼼꼼히 기록한 후 최종 리스트를 작성하고, 지정된 물류업체와 배송 일정을 확정한다. 운송 당일에는 데이터베이스상에서 ‘이동 대기 상태’로 전환되며, 이후 트럭을 통해 안전하게 새로운 수장고로 이송된다.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동을 마친 소장품들. / 사진. ©David Parry / V&A, 출처.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블로그


새로운 공간에 도착한 소장품은 다시 포장을 풀며 동일한 주의를 기울인다. 완충재를 조심스럽게 제거하고, 이동 중 손상이나 변형이 없는지 확인한 뒤 비로소 새로운 자리로 옮겨진다. 이처럼 소장품 한 점이 이동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세심한 점검 절차가 축적되어 있다.
소장품 이동은 박물관 현장에서 매우 실질적인 과업이지만, 동시에 보존 활동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안전하게 포장하고 옮기는 모든 과정은 단순히 물리적 이동을 넘어, 소장품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연구·전시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관람객들은 더 나은 환경에서 유물을 만날 수 있고, 연구자들은 필요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절차와 인력이 있기에 비로소 소장품은 새로운 자리에서도 그 가치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박소연 테이트 미술관 수장고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