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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된 친구입니다. 처음엔 보기 싫은 사람 떠올리며 한 대씩 때렸는데, 언젠가부터 이게 있는 걸 잊었어요. 그만큼 제 속이 풀린 거죠. 요즘은 안아주기도 하고 이야기도 걸면서 친구처럼 지내요.”
지난주 만난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홍성남(71) 신부가 소개해 준 친구는 사무실 책상 옆 ‘샌드백’이었다. 샌드백에 주먹질로 스트레스 해소하는 사제. 홍 신부는 그런 사람이다.
저서와 강연, SNS를 통해 ‘착한 사람 콤플렉스 벗어나기’를 강조해온 홍 신부가 최근 ‘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김영사)을 펴냈다. “성남이는 노래를 못하니 친구들 부르는 거 구경해.” “성남이 그림은 너무 어두워” 같은 유치원·초등학교 시절 상처부터 알코올중독, 자살 충동까지…. 책 전체가 독자들에게 숨김없이 털어놓는 ‘고해성사’다. 홍 신부는 “상담 기법을 책에 응용했다”고 했다. 상담자가 먼저 무장해제함으로써 내담자들의 마음을 여는 방식이다. “책 앞부분, 새마을금고 보험연수원 제 고백 부분을 읽고 울었다는 독자들이 많더라”고 했다. 그의 고백을 읽다가 ‘신부님도 이렇게 살았네?’ 싶어 독자 스스로 치유받는 느낌을 받고 용기를 얻게 된다.
그는 오랜 시간 ‘심리적 폭군의 노예’로 살았다고 했다. 마음속 폭군은 항상 ‘그거 가지고 되겠어?’ ‘더 열심히 해!’라며 그를 채찍질했다. 높은 기대를 못 채운 자신에 대한 제2금융연체 모멸감과 ‘루저’ 의식은 ‘종교적 분열증’ ‘구원 불안증’ ‘신경증’ ‘영적 허세’ 등 온갖 증세로 나타났다. 영적 방황 속에 무속인이 될 뻔도 했지만 1980년 성탄절 새벽 환시(幻視)로 만난 예수님으로부터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제의 길을 택했다. 신자들로부터 과분한 사랑도 받았지만 몇몇 사건을 겪으며 우울한 감정은 시시때때로 덮쳐왔 솔로몬상호저축은행대출 다. ‘내가 사제 자격이 있나, 차라리 죽자.’ 44세 때였다.



홍성남 신부의 '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 표지. /김영사


그 무렵 ‘심리 상담’을 만났다. 그를 상담한 예수회 신부는 “하실 말씀 있으면 해보세요” 할부자동차담보 했다. ‘아니, 돈은 내가 내는데 나더러 이야기를 하라고?’ 싶었지만 일단 털어놓기 시작했다. 그러자 마음속 불순물이 꾸역꾸역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심리적 변비’ 상태였던 것. 쏟아내고 나니 그동안의 족쇄들이 보였다. ‘사나이는 태어나서 딱 세 번만 우는 거야’ ‘신앙인은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 해’ ‘다른 사람은 사랑하되 자신은 미워하라’….
그걸 깨닫자 홀가분해졌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됐다. 답답하면 차 몰고 나가 소리 질렀고, 성당에서도 걸으며 혼자 구시렁댔다. 속이 풀렸다. 신자들 사이에선 혼잣말하는 그를 보고 ‘성령의 은총으로 방언을 한다’는 엉뚱한 소문이 났다. 상담대학원에 진학해 심리 상담 공부를 이어갔고 2013년 영성심리상담소를 열었다.
책에는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방도 구체적이다. ‘우울한 사람에게선 쉰내, 불안한 사람에게선 탄내가 난다. 향수를 써라’ ‘헤어스타일을 깔끔하게 관리하라’ ‘식물을 키워라’ ‘화투를 배워라’ ‘억지로라도 웃어라’ ‘고개를 들어라’…. 모두 체험에서 우러난 방법이다.
“상담하며 만난 모든 사람 마음엔 꽃이 있어요. 만개(滿開)했나, 피다가 시들었나, 아예 피지 못했나 차이가 있을 뿐이죠. 그 꽃이 만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사목이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제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