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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트럼프 리스크'에 한국은 여전히 출구 없는 벽 앞에 서있다. 반면 중국은 시간을 벌었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일본과 유럽은 투자 패키지를 수용하는 대가로 자동차 관세를 낮췄고, 중국은 '휴전 연장'을 통해 극한 충돌을 피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25% 고율 관세라는 벽에 갇힌 채,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둘러싼 줄다리기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2의 IMF 외환위기'까지 거론한 것은 이번 협상이 단순한 통상 갈등을 넘어 한국 경제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시험대라는 점을 의미한다. 과연 한국은 미국이 힘으로 거칠게 밀어붙이는 조건을 견디며 은행 대출이자율 비교 고차방정식의 관세 협상을 풀어낼 수 있을까.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측 요구를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에 빗대며 강경하게 협상에 임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이 대통령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난제를 난제라 표현하며 정면으로 논의했다. 이번 협상은 단순히 관세율 조정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투자펀드와 제1금융권무직자대출 외환시장 안정, 노동자 인권과 정상 외교가 얽혀있는 '복합 위기'라는 점에서 협상의 무게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25일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UPI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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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美 협상안 수용했으면 탄핵당했을 것"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타임지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나는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국내 정치적 파급력까지 고려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였다. 그는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대부중개업협회 "며 국익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만 타협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미국 측이 내건 조건 수용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으며, 따라서 대안을 요구하겠다는 태도를 강하게 천명한 셈이다. 이는 한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수동적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일정 수준의 발언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로 해석된다. 타임은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외환시장이 작고 얕아 대학생대환대출 , 대규모 투자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바로 그 구조적 취약성을 겨냥한 것이다.
무역 협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점점 강도가 세지는 방향으로 진전됐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는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한국 노동자 구금 사태를 계기로 통상·외교 현안의 핵심인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양국 관계가 복잡한 조율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무역 협상 교착과 외환 부담 등 우려 중심의 완곡한 표현이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금융위기' '외환시장 불안'같이 강한 경고성 표현이 등장했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의 외환 리스크 언급은 협상 초기 단계부터 일관되게 제기돼 왔다. 단순히 후속 협상에서만 등장한 주장이 아니었다. 로이터통신은 9월초 한미 무역 협상 교착설을 보도하며, 한국 측이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가 원화 환율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협상이 외환 리스크로 인해 교착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이후 대통령실 역시 한미 관세 협상이 "한동안 정체돼 왔다"고 밝혔는데, 이 대통령은 "무리하게 타결을 위해 한국 기업이 손실을 감수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투자 요구는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 "관세 협상은 외환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줄곧 같은 결의 의견을 견지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수준의 충격"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 등의 표현은 단순 경고를 넘어 협상 상대에 대한 구조적 제약 경고이자 압박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런 의미에서 9월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회동은 교착을 풀 중요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날 면담을 계기로 외환 우려는 단순한 경계선을 넘어 협상 조건 자체의 조정 요청으로 본격적 자리를 잡은 양상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안보 협력은 잘되고 있는 만큼, 통상에서도 합리적인 결과가 필요하다"며 투자펀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상업적 합리성에 기반한,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진전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합의문 해석 차이는 여전히 뚜렷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7월 합의 당시 한국 비망록에는 펀드 대부분이 대출·보증, 일부만 직접 투자로 기록돼 있었지만, 미국이 보낸 문서에는 대부분을 직접 투자로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밝혔다. 이 불일치는 협상을 사실상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베센트 장관은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며 낙관론을 내비쳤지만, 미국 측 요구 강도가 낮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日은 달러 보유량 2배…우리와 상황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제2의 외환위기' 발언은 허언이 아니다. 한국의 원화 하루 평균 거래 규모는 1420억 달러 수준으로, 일본 엔화 시장(1조2500억 달러)에 비해 턱없이 작다. 이런 상황에서 3500억 달러를 직접 투자 방식으로 조성한다면 원화 약세와 금융 불안은 불가피하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일본은 한국의 외환보유액 410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엔화는 기축통화로 인정받고, 미국과 통화스와프 라인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환기시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의 원화 시장은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 시장보다 훨씬 작고 얕다"며 "한국이 일본과 같은 수준의 달러 조달을 요구받을 경우 금융 시스템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하루 평균 외환 거래 규모가 1조2500억 달러에 이르지만 한국 원화는 약 142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는 수치 비교를 통해 같은 조건을 단순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부각했다. 즉 일본은 대규모 달러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반면 한국은 같은 요구를 감당하면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딘 베이커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방식은 한국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지킬 의지가 없고 언제든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요구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합리할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불이행 성향이 한국에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아주 현대·LG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건도 협상 과정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쇠사슬로 상징되는 수갑·족쇄 착용, 열악한 처우 등이 단순한 인권 문제가 아닌 통상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지아에서의 단속은 통상과 인권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무역 협상과 인권 문제가 동시에 걸려있는 복합적 사안임을 강조한 것이다. 가디언은 "조지아 단속은 동맹의 신뢰를 흔든 사건이었다"고 보도했는데, 미국 내 노동 단속이 단순히 인권 논란을 넘어 한미 동맹 자체에 균열을 낳는 사건으로 해석된다는 의미다. 특히 통상 협상에서 미국이 '투자·관세'라는 경제적 요구를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동맹국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구금된 것은 신뢰 위기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의지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투자와 인력 파견 과정에서 느끼는 제도적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다. 비자 제도의 모호함, 노동자 보호 장치 부족, 인권 논란이 결합하면 한국 기업 입장에서 미국 투자는 위험 요소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 사태는 결국 단순 인권 사건을 넘어 '통상·인권·동맹 신뢰'라는 3중 위기 프레임으로 귀결된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9월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 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연합뉴스


통상·안보·투자·외환 얽힌 고차방정식 협상
이제 남은 카드는 통화스와프와 10월31일~11월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변수로 좁혀진다. 한국 정부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협상의 안전판으로 검토 중이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통화스와프가 원화 급락을 막았던 전례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를 다시 열어줄지는 불확실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데드라인은 없다. 국익과 상업적 합리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중요한 계기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고, 이는 협상 판도를 바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FT는 "투자펀드 구조, 외환 안전망, 비자 문제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정상회담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이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자동으로 돌파구가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두 정상이 만나 사진을 찍고 공동성명을 내는 것만으로는 실질적 관세 교착이 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3500억 투자'가 한국이 감당할 수 없는 직접 투자 방식인지, 대출·보증 방식인지에 따라 파장이 달라질 수 있다. 정상회담 자체보다는 구체적 합의와 한미 통화스와프 같은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 또한 "일본은 양보를 얻어냈고, 중국은 시간을 벌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출구 없는 벽 앞에 갇혀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유럽까지 포함됐다. 미국 정부가 유럽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확정하면서, 일본에 이어 유럽까지 인하 혜택을 얻게 됐다. 반면 여전히 25% 고율 관세를 적용받는 한국에는 미국과의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커졌다.
한미 관세 협상은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다. 관세, 외환, 투자, 인권이 얽힌 복합 위기이자 동맹 관계의 취약성을 시험하는 무대다. 이재명 대통령의 '제2의 외환위기' 경고는 바로 이 구조적 위협을 직시하라는 메시지다. 유엔총회와 APEC이라는 두 외교 무대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갈등의 불씨만 키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협상이 한국 경제와 동맹의 미래를 가를 분수령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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