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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정보자원관리원)에 화재가 발생해 주요 공공기관 시스템이 마비된 지 8일째를 맞은 가운데, 시스템 복구율이 17%대에 그치는 등 정상화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복구했던 서비스가 다시 ‘셧다운’되는 사례도 나와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 오전 대전경찰청·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감식반 관계자들이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현장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셧다운된 시스템 647개 중 이날까지 복구된 시스템은 116개다. 전날 오후 4시 이후로 시스템 1개를 코픽스금리조회 추가 복구했다. 복구율은 17.9%에 그쳤다. 이는 불이 난 5층 전산실에 647개 시스템 중 절반 이상인 330개 시스템이 몰려 있었던 탓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2~4층 시스템과 5층 시스템이 연계돼 있는 경우가 적잖은데, 5층은 분진 때문에 시스템 전원을 켤 수 없어 복구가 전체적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 저축 본부 회의에서 “7일간의 연휴를 정보 시스템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삼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복구 현장에 공무원 약 220명과 관련 사업자 570명, 분진 제거 전문 인력 30명 등 총 800여 명을 투입했다.
문제는 행안부가 복구했다고 한 서비스가 다시 ‘셧다운’되는 사례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오후 공무원들이 메일 서울시대학생 을 주고받을 때 쓰는 ‘공직자 통합 메일 시스템’이 멈춰 섰다. 지난달 29일 복구한 지 이틀 만에 다시 문제가 생긴 것이다. 행안부가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서 1시간 22분 만에 정상화했지만, 일부 부처에선 “이것만 믿고 있기엔 불안하다”며 카카오톡 등 민간 프로그램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엔 인터넷 우체국도 재차 먹통이 돼 9시간 모집내용 37분 만인 3일 오전 2시 37분쯤에야 다시 복구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미 복구한 시스템이 멈춰 서는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전체 시스템을 화재 이전처럼 완벽히 복구하려면 반년까지도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정부가 복구 기간으로 잡은 4주는 굉장히 낙관적인 기간”이라며 회사채 발행 “새 서버와 백업 데이터를 다시 연결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6개월 이상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지능정보보호학부 교수는 “시스템 하나가 안정화되는 데 2~3개월쯤 걸린다”며 “지금은 600개 넘는 시스템을 사실상 다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전산망 복구 업무를 맡아왔던 행정안전부 공무원 1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행안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소방 당국에 “정부세종청사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행안부가 있는 세종청사 중앙동 건물 앞에서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는 A(56)씨를 발견했다. A씨는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 소속 팀장급(4급) 공무원으로, 이번 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시스템 복구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수사 대상은 아니었다”며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화재 수사를 맡은 대전경찰청은 원인 규명을 위해 이날부터 본격적인 증거물 분석에 나섰다. 경찰은 전날 정보자원관리원과 관련 업체 등 4곳을 압수 수색해 사업계획서와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기록, 업무용 PC 등 박스 9개 분량의 자료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자들이 무정전 전원 장치(UPS) 전원뿐 아니라 리튬 배터리 전원까지도 모두 차단한 뒤 작업을 진행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