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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발생한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 화재로 새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보수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무정전 전원장치와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 저장시스템(ESS)에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가 활용된다는 연결고리로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전환을 공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 핵심 전산망을 관리하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지난 26일 발생한 배터 텝스 고사장 리 화재사고로 정부 전산 시스템 647개 가동이 중단되며 국민 피해가 확대했다. 경찰은 국정자원 전산실에서 최초 불이 붙은 것으로 의심되는 배터리 6개를 반출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재생에너지에 부정적인 일부 보수 언론들은 배터리 사고가 ‘재생에너지의 무분별 확대에 보내는 경고음’이란 우려까지 쏟아냈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무정전 전원장치와 에너지 저장시스템의 사용처와 운영 목적 등이 다른 점을 간과한 지나친 일반화”라고 지적했다.
먼저 무정전 전원장치는 데이터센터와 통신사, 병원 등에서 정전이 발생할 시 피해를 막기 위해 수 초에서 수 분간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배터리를 말한다. 반면 에너지 저장시스템은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충북대 기숙사 간헐적인 재생에너지 발전기가 생산한 전력을 저장해 햇빛이 없거나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사용(방전)하기 위한 전력망 안정화 설비다. 애초 사용 목적과 용도·안전 관리 체계 등이 달라 이 둘 모두에 똑같은 위험성을 적용하기 어렵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목적으로 실 아파트 잔금대출 외에 설치된 에너지저장시스템 설비. 연합뉴스


한세경 경북대 교수(전자전기공학)는 “에너지 저장시스템의 경우 대부분 발전 시설이 있는 외부에 설치돼 있지만, 무정전 전원장치는 도심의 데이터센터 건물 내에 설치돼 두 시설의 화재 취약성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며 “국정자원 사태도 배터리 화 9월1일 부동산대책 재 취약성 때문에 발생했다기보다, 실내 설비의 부실 관리 때문이다. 배터리 문제보다는 주요 정보 백업 관리 문제 등으로 접근하는 게 훨씬 생산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에너지 저장시스템에 대한 국내외 안전기준 등 화재 안전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전환에 불필요한 불안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정부는 2019년 전후 잇따른 에너지 저장시스템 화재 사고에 대응하려 배터리 충전율을 80~90%로 제한하고,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차폐벽 설치와 실시간 안전 데이터 점검을 의무화하는 대책을 시행 중이다. 배터리 업계에선 높은 에너지 밀도로 열 폭주에 취약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안전한 화학 구조로 화재 위험성이 적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는 추세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에너지 저장시스템 보급 초창기에 발생한 화재 대부분은 무리하게 완충·방전을 반복하거나 배터리를 함부로 다뤄 발생한 충격 때문에 발생한 인재였는데, 최근 안전 수칙이 많이 강화돼 화재 발생률이 많이 줄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규제 사각지대인 무정전 전원장치 안전을 담보할 대책들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석 위원은 “자동차 화재가 발생했다고 차를 안 타고 걸어만 다닐 수 없듯이 재생에너지 전환은 기후대응을 위해 꼭 가야 할 세계적 흐름”이라며 “안전 대책은 강화하되 새로운 배터리 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이지 않도록 섬세한 규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