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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훈은 평생 항일 의열투쟁을 벌인 독립운동가이다. 애국지사 대부분이 처음에 민족계몽이나 실력양성 운동을 벌이다가 무장투쟁에 나섰지만 그는 초지일관 친일 관료와 경찰, 일제 고위관료를 처단에 몰두했다. 친일 부호와 악질 인사를 죽이거나 겁박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했다. 19년 6개월이나 옥살이를 했지만 한 번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한 훈 독립운동가 (본명 한우석)


한훈은 1890년 충남 청양군 남양면 최근대출금리 흥산리에서 아버지 한성교와 어머니 창녕 성씨 사이에서 2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한우석으로 형 한태석도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한훈은 17세 때 형과 함께 홍주의병에 참여했다. 1905년 일제가 을사늑약을 강요하여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자 전국에서 의병운동이 일어났다. 홍성에서는 민종식 이남규 안병찬 등이 주도하여 의병이 일어 m16서버4월6일 났는데 한훈은 이용규 휘하에 참전하여 부여 노성 연산 등에서 싸웠다. 홍주의병이 관군과 일제에 의해 진압되자 1907년 계룡시 신도안으로 거처를 옮겼다. 당시 나철 기산도 윤이병 이상학 등이 조직한 을사오적 처단 결사대에 참여했으나 나철과 기산도가 검거돼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세자금융자 계룡시 무궁화공원에 조성된 광복단결사대기념탑.


1912년에는 비밀결사단체인 독립의군부에 참여했다. 의군부는 고종이 전 낙안군수였던 임병찬에게 밀지를 내려 조직된 것으로, 일본 정부에 국권반환 요구서를 보내고 일본군의 철병을 요구했다. 의병에 참전했던 호서와 호남의 유생들이 주축을 이뤘고 한훈도 광주파산신청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임시정부 독립운동 자금 모집 관련 한우석(한훈) 서대석 이운기 등 16명에 대한 1921년 경성지방법원 판결문. 자료=국가기록원


한훈은 1913년 풍기광복단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항일 의열투쟁 대전저축은행적금 에 나선다. 광복단은 채기중 유창순 유장렬 강순필 정만교 김상옥 등이 만든 조직으로 충청도와 경상도 북부에서 의병운동에 참여했던 인사가 많았다. 항일 투쟁을 위해 만주 길림에서 권총을 구입해왔으며, 1914년에는 직산금광을 습격하여 군자금을 모집했다.
1915년 8월 풍기광복단은 박상진이 만든 조선국권회복단과 통합, 대한광복회로 출범했다. 광복회의 총사령은 박상진으로 군자금 확보, 친일인사 처단 등의 독립운동을 벌였다. 경주 우편마차 세금 탈취, 영월의 중석광과 운산 금광 수송마차 습격 등을 벌였으며 친일인사인 전 경북관찰사 장승원과 아산 도고면장 박용하를 처단했다. 한훈은 1916년 곽경렬 유장렬 등과 친일인사인 전남 보성의 양재학과 벌교의 서도현을 처단했다. 이듬해에는 서도현의 당질 서인선을 납치하여 군자금 1만 원을 모집했으며, 보성의 헌병대를 습격했다. 그러나 1918년 충남 천안에서 장두환이 일제에 검거되면서 박상진과 채기중, 충청 출신 김한종 김경태 등이 잇따라 붙잡혀 광복회는 와해됐다. 한훈은 가까스로 도망쳐 만주로 망명했다.



충남 청양군 남양면 흥산리에 세워진 한훈(한우석)과 한태석 형제의 독립운동사적비. 김재근 선임기자


한훈은 1919년 만세운동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 옛 광복회 동지를 만나 독립운동을 재개했다. 이듬해 2월 서울에서 광복단결사대를 만들고 상하이 임시정부와 연계를 추진했다. 이듬해 2월 불변단(不變團) 부단장 박문용과 함께 상하이로 건너가 김철 이동휘 이시영 이동녕 안창호 등을 만나 결사대의 취지와 계획을 설명하고 승인을 받았다. 임정은 무기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해방 이후 1948년 김상옥 의사(1923년 순국)와 함께했던 옛동지들이 모여 찍은 사진. 한훈(앞줄 오른쪽 첫번째) 명세재 윤익중 김동순 신화수 서대순 등이 함께 했다. 자료=독립기념관


광복단결사대는 일본 고위관리와 친일파 처단에 나섰다. 암살 대상은 일제의 조선총독과 정무총감, 친일파 이완용 송병준, 한인 악질경찰 등이었다. 의열투쟁을 벌이기 위해 고제신 임성태 등의 동지와 함께 전북 전주 군산 김제에서 군자금을 모집했다. 김제 박병한에게 238원, 전주의 부호에게 4백원 등을 징수했다.
때를 기다리던 광복단결사대는 1920년 기회를 잡는다. 8월에 미국 상하의원과 그 가족들이 상하이에서 서울을 거쳐 도쿄로 가는 기회를 이용하기로 했다. 의원단이 남대문역에 내렸을 때 일제의 조선총독과 정무총감, 친일인사 등을 죽이기로 한 것이다. 한훈은 만주 안둥현에서 북로군정서로부터 권총 3정과 실탄 300발, 폭약 등을 받아 국내로 들여왔다. 이 무렵 한훈은 별도로 거사를 준비 중이던 김상옥의 조직과 손을 잡는다. 한훈이 김상옥의 집을 찾아 광복단결사대의 계획을 설명하고, 자신이 만주에서 들여온 무기를 제공했다. 한훈과 김상옥이 풍기광복단에서 같이 활동한 인연 덕분에 힘을 합쳐 암살단을 조직할 수 있었다.
암살단은 북한산 등에서 사격술을 익혔고, 사회 저명인사와 동대문 상인들의 협조를 받아 트럭 3대도 확보했다. 미국 의원단 환영 인파 속에 섞여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만세 시위를 유도한 뒤, 트럭에 폭탄과 폭약을 싣고 가 일제 관리와 친일인사를 암살하고 일제 병력과 전투를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하루 전 일제 경찰이 김상옥의 집을 예비검속하면서 거사가 무산됐다. 3.1만세운동 당시 반일운동을 벌였던 김상옥을 요주의 인물로 지목, 가택을 수색한 것이다. 일경은 암살단 취지서와 명부 등을 압수했다. 총과 탄환을 전달하려던 한훈이 현장에서 체포되고, 김동순 서대순 이운기 신화수 김화룡 등이 검거돼 광복단결사대와 암살단이 무너졌다.
한훈은 재판 과정에서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당시 신문은 "태도가 매우 냉담하여 다른 피고와 같이 허둥지둥하지 아니하며, 피고석에 꼿꼿이 앉아서 입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1921년 그는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으나, 대한광복회에서 전남의 서도현을 처단한 사실이 드러나 5년이 추가됐다. 한훈은 옥중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는 등 항일운동을 벌였으며, 1929년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한훈 기념관 내의 한훈 유응두 부부 흉상.





계룡시 신도안면 남선리 신도안문화공원에 조성된 한훈 기념 조형물. 김재근 선임기자


한훈은 출옥 후 계룡시 신도안에서 거주하며 건강을 회복했다. 강경에서 신문사 지국장을 하며 군자금 모금 활동을 벌이다 일제에 발각돼 1930년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부인 유응두도 일제 경찰의 고문과 구타로 귀가 멀어졌다고 한다.
그는 1939년 출옥 뒤 계룡산 신도안에 은거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병 거부자를 숨겨주는 등 은밀하게 독립운동을 계속하다가 해방을 맞았다.
광복 후에는 상경하여 우재룡 등과 함께 광복단 재건에 힘썼다. 광복단 단장으로 자주독립국가 수립과 신탁통치 반대운동을 벌였고, 해방후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뭉칠 것을 주장했다. 교육기관인 광복의숙 설립과 실험농장 설치, 동서문화연구회 조직도 추진했다. 그러나 1946년 예산 부족으로 재건 광복단의 활동은 중단되고 만다. 그후 1950년 6.25 전쟁 당시 북한군에게 붙잡혀 9월 10일 지역의 우익 인사들과 함께 피살됐다.
한훈은 1890년 충남 청양 출신이지만 1907년 이후 계속 계룡시 신도안에서 살았다. 풍기광복단과 대한광복회, 광복단결사대, 암살단 등의 활동을 할 때도 가족은 여기서 살았다. 이 때문에 계룡시에 한훈기념관과 광복단결사대기념탑이 조성됐다.



전북에서 군자금을 모집한 사건과 관련 한태석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전주지방법원의 1926년 재판기록. 자료=국가기록원





군자금 모집 사건 관련 한태석의 1926년 재판기록. 자료=국가기록원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독립운동가 한태석의 묘. 김재근 선임기자


그의 형 한태석도 훌륭한 독립운동가이다. 동생 한훈과 함께 홍주의병에 참가했으며, 대한광복회에 자금을 지원했다. 광복회 회원으로 동지들과 함께 전북에서 임시정부에 보낼 군자금을 모집하다 검거돼 옥고를 치렀다. 일제 총독 등을 처단하기 위한 광복단결사대에서도 활동했다. 1929년 대전 기성면의 부호 정순학에게 군자금을 200원을 모금하다가 일본 형사에게 붙잡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충남 청양의 청주 한씨 한훈 한태석 형제의 집안에서는 독립운동가가 7명이나 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