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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사육되던 곰 10마리가 전남 구례군에 마련된 국내 첫 공립 사육곰 보호시설(생크추어리)에 들어왔다. 이번 이송은 2023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 곰 사육 종식을 앞둔 가운데 민간 사육곰이 보호시설로 옮겨진 첫 사례다.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녹색연합,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자유연대는 25일 경기 연천군 농가에서 사육되던 곰 10마리를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로 이송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단체들이 지난 8월 매입 계약을 체결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하나저축은행 햇살론 단체들은 "야생생물법 개정으로 2026년 1월부터 곰 사육 산업이 종식된다"며 "곰들이 실제로 철창을 벗어나 보호시설로 옮겨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평가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민간 사육곰을 구조해 국내서 돌보거나 해외로 보낸 적은 있었지만 모두 법 개정 이전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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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경기 연천군 사육곰 농가에서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마취한 곰을 이송시키기 위해 옮기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이번에 구조된 곰들은 오랜 시간 좁은 뜬 장에서 웅담 채취용 곰으로만 취급되며 살아왔다. 그러나 보호시설에 들어온 곰들은 처음으로 흙과 풀을 밟고 햇볕 기준금리 인상 이 드는 공간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은 환경부와 구례군이 함께 조성한 국내 첫 공립 생크추어리(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위한 시설), 총 49마리의 곰을 수용할 수 있다. 이번 이송을 시작으로 앞으로 곰들을 단계적으로 입식시킬 예정이다. 시설은 야외 방사장과 휴식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수의사와 사육사의 돌봄 여비교통비 속에 건강 회복을 지원한다.



25일 경기 연천군 사육곰 농가에서 이송을 위해 마취한 곰을 수의사가 살피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당초 단체들은 12마리를 매입해 보호시설로 이송하려 했지만 이 중 2마리가 마취와 운송 backed 과정에서 사망했다. 열악한 사육 환경에서 제대로 건강관리가 되지 않은 노령의 곰들에게 마취와 장거리 운송은 큰 위험을 동반한다. 시민단체는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던 일"이라면서 "앞으로 남은 곰들의 구조 과정에서 위험을 줄이고 안전을 높이기 위한 개선책을 정부와 함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1980년대 초반 법제화된 곰 사육은 '웅담 채취'라는 명목 아래 수많은 곰을 비좁은 철창 안에 가두며 고통을 안겨 왔다. 그러나 2023년 야생생물법이 개정되면서 2026년 1월 1일부터 곰 사육과 웅담 채취·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제도적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전남 구례군 곰 보호시설에 들어온 곰이 안정을 취하고 있는 모습. 국립공원공단 제공


현재 전국에 남아 있는 곰은 약 240여 마리이며 시민단체는 이들을 순차적으로 매입하고 보호시설로 이송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건립 중인 보호시설의 수용 규모(119마리)는 전체 개체를 수용하기에 부족해, 나머지 120여 마리를 위한 추가적인 보호 공간 마련과 예산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단체들은 "이번 구조는 단순히 10마리 곰의 삶을 바꾸는 것을 넘어, 남아 있는 모든 사육곰의 미래를 열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곰 사육 종식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환경부는 오는 30일 구례 사육곰 보호시설 개소식을 열 예정이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