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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폭염 속 한 작업자가 작업을 하는 모습. /박헌우 기자



새 정부 출범 초기는 정권의 힘이 가장 강할 때다. 이 시기에 정부와 여당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정책은 파급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산업재해 근절'을 위해 다양하고,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기업도 새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산업 안전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는 모양새다. 산업 현장 안전의 '뉴노멀'과 기업 대응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 DTI LTV 트ㅣ최의종 기자] 이재명 정부가 임기 초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산업안전 뉴노멀'은 경영 환경 변화와 직결돼 있다. 당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 산업재해가 발생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다수가 연이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법을 만들고, 고치는 권한을 가진 국회에 부적절한 이유로 CEO가 출석하는 것은 단순히 불편한 일정 소화로 치부할 수 보험설계사 시험 없다. 비용 부담과 산업 특수성 등을 이유로 반복되는 산업 현장 사고를 묵인하던 기업들은 이제 조직 정비와 함께 현장 안전 대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2025년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와 정경구 HDC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한국고용정보원 포스코이앤씨 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와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등이 연이은 조선소 사망사고 발생으로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국정감사에서 산업재해에 따른 기업 경영진 국정감사 출석은 특별하지 않은 삼성화재우리캐피탈 상황이 됐다.
국정감사 출석 외에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 추진 등으로 산업재해는 장기적으로 경영 환경에 '상수'가 되는 모양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 내부에서 안전보건체계를 구축하고 안전보건최고책임자를 지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더 강력한 대안이 필요해진 셈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bis비율 이후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안전보건체계 구축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 상태만으로는 중대재해를 예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산업계에서는 예방 중심 대책과 사후 대응 역량 강화 등으로 나눠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예방 중심 대책과 관련해서는 결국에는 '투자'가 핵심이라는 지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설비와 인력 충원, 기술 교육 등이 언급된다.
설비 자동화는 잘 돼 있으나 여전히 노동자가 직접 투입되는 작업은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환경 자체가 고온이거나 오염물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설비 자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이럴 경우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오는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025년도 국정감사 증인으로 주요 건설사 대표가 출석할 예정이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 8월 경기 광명시 포스코이앤씨 광명 고속도로 공사 사고 현장에서 사고 발생 관련 보고를 듣는 모습. /뉴시스



한 철강업 종사자는 "평소에는 인력이 빡빡하게 운영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부족한 경우도 생긴다. 평소 기준으로 운영하다 보면 산업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설비가 복잡한 만큼 기술력도 중요하다. 몰라서 다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으로서는 인건비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원하청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선업은 외국인 노동자나 하청노동자가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원청과 하청이 소통을 강화하지 않으면 산업재해를 막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다.
현장 분위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조선업 하청노동자는 "현재 노동자 개인이 위험 작업을 회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다. 노동자를 통제 대상이 아닌 현장에서 안전과 관련해 권한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현장도 소통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안전특별진단 TF(태스크포스)를 꾸리며 김성호 포스코그룹노동조합연대 의장을 포함시켰다. 기아 노사는 최근 임금교섭 합의안을 도출하며 안전한 일터 구축 내용이 담긴 공동 특별선언을 맺었다.
사후 대응과 관련해선 '소통'의 중요성이 언급된다. 산업재해 근절은 기업 혼자서도, 노동자 혼자서도 이룰 수 없는 만큼 노사가 예방뿐만 아니라 사후 조치도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 최근 기업들은 노동조합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움직임을 보인다.
조선업 하청노동자는 "원청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하청노동자가 참여하고 사고 발생 시 조사나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논의 자리에도 함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다양한 주체가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기업이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 등 규제 대응을 위한 역량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정부가 무거운 과징금 처분을 내리면 기업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형사처벌 강화 기조는 '오너 리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중형을 받은 아리셀 사례가 남의 일이 아니라 오너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노동자 3명이 숨진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기업 총수가 산업재해 발생으로 기소된 첫 사례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전력'을 다해 일터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법적 처벌을 피하려고 법무 비용을 늘리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내에서 한국은 산업재해에 후진적인 모습을 보였다"라며 "그간 기업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영자들이 산업 안전만큼은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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