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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계가 3분기에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연말까지 주문한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 탈출을 위한 자구책 마련 역시 난항을 겪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금호석유화학이 범용 제품에서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 중심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하며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는 만큼 다른 기업들도 불황 극복을 위한 사업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석화 4사 중 2곳 적자 전망…'선방' LG화학도 석화는 부진
25일 업계 기대출과다자 대출 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4사(LLG화학(051910)·롯데케미칼(011170)·금호석유화학(011780)·한화솔루션(009830)) 중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올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롯데 케미칼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1321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3년 4분기부터 진행된 8분기 반포 재건축 연속 적자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의 상황은 더욱더 안 좋다. 3분기 실적 컨센서는 영업손실이 1156억 원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보다 46%를 더 하회하는 1687억 원 손실을 예상했다. 태양광 부문에서 영업손실 1269억 원으로 추정되지만 석화 사업 성적도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LG화학의 경우 3 봄이면 새가 깊은 산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 위에 올라 앉는다 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영업이익 5216억 원으로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12%,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다만 LG화학의 성적표도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큰 만큼 이를 제외하면 석유화학 부문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업계 불황 대학생학자금대출 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틸렌 등 기초 유분의 공급 과잉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적자는 내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 위한 구조조정도 지연…자율 협상서 결론 도출 어려워
석화업계의 예고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도 지연되고 있다.
저소득층 혜택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석화 기업들에 나프타분해시설(NCC) 생산능력 25% 감축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당시 '선(先) 노력, 후(後) 지원' 방침을 고수하며 기업 간 자율 협상을 원칙으로 연말까지 각 기업이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에 여수, 대산, 울산 등 국내 3대 석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업 간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합의안 도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 석화 원료인 에틸렌 생산량이 가장 많은 여수 석화단지의 경우 정유사인 GS칼텍스를 둘러싸고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여천NCC의 카드 맞추기가 시작했지만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대산 석화단지에서도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의 지분권 조정을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울산의 경우 정유사인 SK에너지에서 나프타를 공급받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가 NCC를 통합해 수직 계열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쉽게 협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석유화학 직원들이 사업장 내 안전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스페셜티 체질 전환 성공' 금호석화 실적 개선 주목
업계에선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장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잃은 범용제품 대신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발간한 '석유화학산업 동향 및 제품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석유화학 범용 부문의 영업이익은 3분기 이상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고부가가치 부문은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연구진은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따른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로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선제적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하며 국내 석유화학 4사 가운데 유일하게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4.5% 줄어든 1조 7456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29.6% 늘어난 843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스페셜티 제품 전환을 단순 시설 증설이 아닌, 폴리에틸렌(PE)과 합성고무 등 고품질·고사양 소재 중심으로 설계를 바꾸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금호석유화학은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중국발 저가공세 영향을 덜 받고 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내년에도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는 금호석유화학의 내년 연결 영업이익을 올해 대비 최대 30% 이상 성장한 4000억~460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