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 롯데SK에너루트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앞./울산=김도균 기자


17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 회색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들 사이로 흰 증기를 내뿜는 십여개의 굴뚝이 눈에 띈다. 옥상에 올라 배출구를 코앞에 둔 거리에서도 매캐한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연기의 정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0'(제로)인 수증기다. 굴뚝 아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안에 자리한 롯데SK에너루트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울산하이드 오리지널골드몽 로젠파워 2호'가 지난 7월 가동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이 45%, SK가스가 45%, 에어리퀴드코리아가 10%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이곳은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고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발전 과정에서 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는 2호기만 돌리지만 내년 말 1호기와 3호기가 모두 가동에 들어간다.
발전소의 출발점은 황금성오락실 지하에 있다. 롯데이네오스화학, 롯데정밀화학, SK어드밴스드 등 인근 석유화학 공정에서 생산된 부생수소가 지하에 매립된 관을 따라 수소가 흘러온다. 부생수소는 원료를 만들거나 정제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을 말한다. 버려질 수 있었던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이렇게 공급된 수소는 정압설비에서 적절한 압력으로 황금성오락실 조절된 뒤 수소연료전지 주기기로 들어간다. 수소연료전지는 이름만 들으면 배터리를 떠올리기 쉽지만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가 아니라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에 가깝다. 수소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로 이 과정에서 배출물은 순수한 물만 발생한다. 울산하이드로젠파워 2호는 연 1만톤의 부생수소를 사용해 160GWh(기가와트시) 전 카카오야마토 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주행 가능거리 400㎞짜리 전기차 266만대를 완충할 수 있는 양이다.



17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 롯데SK에너루트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앞./울산=김도균 기자


이규선 황금성슬롯 울산하이드로젠파워 발전소장은 사업에 대해 "큰 사고로 가동이 멈추지만 않으면 적자를 보기 어려운 구조"라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롯데SK에너루트가 운영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의 총 설비용량은 80MW(메가와트)인데 이 가운데 60MW는 정부의 수소발전 입찰시장에서 낙찰을 받았다. 나머지 20MW는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시장에 진입했다. 전력 판매 경로를 이원화해 수익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수소로의 전환 준비도 마쳤다. 현재 연료인 부생수소는 발전 과정에서는 탄소가 나오지 않지만 부생수소가 만들어지는 앞 단계에서는 탄소가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의 생산 방식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파이프라인에 그린·블루수소 공급관만 추가하면 전환이 가능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롯데의 첫 번째 수소 사업인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은 향후 20년간 수소에너지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울산 남구 울산미포 국가산업단지. 롯데SK에너루트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앞./울산=김도균 기자


울산=김도균 기자 dkk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