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 곤란' 참석자들이 22일 대전 유성구 한 식당에서 교제하고 있다. 같은 날 카페 시티파머스에서 연애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고백교회 제공





‘크리스마스 부부 기획단’. 팀명만 들어도 무언가 유쾌한 프로젝트를 꾸밀 것 같은 이들이 일을 냈다. 이름하여 ‘처치 곤란’이다. 제목 속 ‘처치’에는 ‘처치하다’와 ‘교회(church)’의 의미를 담았다. 교회가 처치하기 곤란한 존재로 느껴질 정도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교회의 진정한 의미를 찾자는 야마토게임예시 의도에서 마련한 사역이다. 소모임 세미나 토크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22일부터 사흘간 대전 유성구 고백교회(이슬 목사), 카페 시티파머스, 식당 사랑담은 등에서 진행된다.


지역 사랑하는 청년 부부들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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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부부 기획단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고백교회 제공



크리스마스 부부 기획단은 4쌍의 20, 30대 부부로 구성됐다. 이슬 고백교회 목사와 홍은지 사모를 중심으로 최 릴게임손오공 석민·우은지, 이창현·지하얀, 송희강·류예담 부부 등 도시 재생 프로그램에 관심을 둔 이들이 의기투합했다. 이들의 관심사는 하나였다. ‘어떻게 하면 교회가 지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이 목사는 “어은동에 교회를 개척한 지 이제 8개월이 됐는데 우연히 젊은 세대, 특히 어은동을 사랑하고 활성화하고 싶은 이들이 모이 릴게임몰메가 게 됐다”면서 “교회가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하지만 생각보다 문턱이 높다는 것이 아쉬워서 먼저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일상적 실천’을 시도해 보자고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지씨 부부가 흔쾌히 장소를 제공하고 채아람 스튜디오 우당탕탕 대표가 재능 기부를 하는 등 자비량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처치 사이다쿨 곤란’ 첫째날엔 참석자들이 동네를 탐방하며 점심 식사를 한 데 이어 연애 상담 소모임, 저녁 식사, 전문가 세미나, 목회자와 함께하는 토크 등이 마련됐다.
둘째날과 셋째날에도 관계 정립 소모임, 일인 낭독극 등이 이어진다. 모종린 연세대 교수, 황인권 파르퓸삼각 대표, 홍사명 문화공작소 대표가 각각 ‘동네 교회의 역할’ ‘앞으로의 교회’ ‘일상 사역의 실천’ 등 깊이 있는 세미나를 진행한다.
모 교수는 “교회가 이미 지역에서 복지·돌봄 영역을 상당 부분 수행해 왔음에도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동네가 지속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약자를 돌보는 방식을 넘어 교회가 가진 공간·신뢰·네트워크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지역 안에 머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교회가 동네의 랜드마크이자 제3의 공간으로서 사람들을 머물게 하고 연결하는 동시에 창업·협업·학습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등 ‘크리에이터 교회’로 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류씨 부부가 진행한 연애 상담에서는 청년들의 실질적인 고민에 대한 나눔이 이어졌다. ‘신앙이 없는 이성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기독교인과 연애하고 결혼한 비기독교인의 솔직한 경험담이 나왔다.
“비기독교인 상대에게 기독교인이라는 걸 알리고 서로 공감할 수 있을 정도의 대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혼 후 주일성수 봉사 십일조 등을 어떻게 할지도 미리 상의해야 하고, 교회 가는 게 자연스러워지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 해요.”


“교회, 마지막 비빌 언덕 돼야”


참가자들의 저녁 식사를 책임진 식당 사랑담은은 지역에서 10년째 청년들의 아지트가 된 곳이다. ‘어은동 엄마’로 불리는 김효임 사장은 평소에도 지역 청년들에게 밥을 해먹이며 복음을 전해왔다. 김 사장은 “밥이 곧 복음이 된다는 생각에 정성으로 음식을 준비하며 청년들을 섬기고 있다”면서 “그 오랜 시간이 쌓여서 청년들이 스스로 교회에 대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한다는 것이 흥분되고 감격적”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크리스마스 부부 기획단의 소망은 교회가 지역과 동떨어지지 않고 지역을 향해 먼저 말을 건네는 것이다. 이창현씨는 “교회는 지역에서 마지막 비빌 언덕이 돼야 하는데 항상 그들만의 리그 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교회 안에 있는 사람뿐 아니라 주민 전체를 성도로 보는 공동체성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은지씨는 “지역에 교회가 세워지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어떻게든 담을 허물어서 물리적·심리적 친밀감을 느끼는 교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전=글·사진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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