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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대교 들머리 전망대, 멀리 완도 동망산이 보인다.


완도군 신지도 금곡마을은 조선 4대 명필로 꼽히는 원교 이광사(1705~1777)가 16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다 생을 마감한 곳이다. 비운의 명필 이광사는 한국적인 서체의 토대가 된 '동국진체東國眞體'와 서예의 체계적인 이론서인 '서결書訣'을 쓴 인물이다. 화강암의 골기가 느껴지는 그의 글씨는 구례 천은사 일주문, 해남 대흥사 대웅보전, 나주 금성관, 강진 백련사 대웅보전, 부안 내소사 대웅보전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완도군의 슬로건은 '치유'다. 청정바다가 품고 있는 자연환경과 해양문화를 토대로 '해양치유의 섬', '해양치유 1번지'의 이미지를 내세운다. 치유의 방법도 다양하유상청약
다. 해수치유, 생물치유, 광물치유, 기후치유, 문화치유까지 있다. 이광사는 신지도 푸른 바다가 보이는 적거지에서 문학과 서예를 높은 경지까지 끌어 올렸다. 치유의 섬, 완도는 유배의 시간도 '문학치유'로 승화시킨다.



숲이 울창하지만 이정표가 잘 갖추어져 길 잃을 염려는 없주식이론
다.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바다 경치
신지도의 옛 이름은 '지도智島'이다. 신안군에 위치한 지도와 구분하기 위해, 장작나무 신薪자를 붙여 신지도라 부르게 되었다. 섬에 나뭇감이 많아 붙은 이름이다. 2005년에 개통된 신지대교로 완도와 하나가 되었고 2017년에 장보고대교도 개한일철강 주식
통되며 고금도, 마량, 강진으로 이어지는 교통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남해안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명사십리 바닷가에는 치유산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완도 해양치유센터'가 전국 최초로 들어섰다. 완도해양치유센터는 해수, 해조류, 갯벌 등 완도의 해양자원을 이용해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설이다.
명사십리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명사갯길은애경유화 주식
걷기를 통한 치유의 길이다. 바다치유, 등대치유, 숲치유 등의 이정표가 곳곳에 보인다. 절벽에 우뚝 솟아 있는 하얀색 서봉각 등대는 완도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어 청산도, 대모도, 소모도, 소안도까지 시야가 넓게 트여 있다. 모든 상념을 단박에 씻어줄 듯한 환상적인 풍경이다.



서부T&D 주식
해양 치유의 중심에 있는 명사십리해변.


명사갯길을 따라가면 신지도에서 가장 높은 상산象山(352m) 산행과 트레킹이 동시에 가능하다. 명사갯길은 명사십리와 갯길을 합친 말로 갯길은 바닷가에 난 길을 말한다. 명사갯길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지구에 속한 길이다. 바닷가에 바짝 붙어 있어서 파도를 음악소리처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바람 한 점, 햇볕 한 점 끼어들 곳이 없을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가도 깎아지른 해안절벽을 마주치기도 한다. 명사갯길 제1구간은 신지대교에서 명사십리해변을 거쳐 울몰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이다. 제2구간은 울몰에서 석화포를 지나 내동마을까지 약 5km 구간이다. 바다 경치에 취하고 쉬기를 반복하며 걷는다. 대도시보다 산소 음이온이 훨씬 풍부해서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명사갯길 들머리는 신지대교 휴게소에서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안내도와 이정표가 잘 갖추어져 있다. 물하태 삼거리에서 잠시 포장도로를 걷는 것 외에는 대체로 울창한 숲길이다. 물하태선착장은 신지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완도에서 신지도로 들어오는 선착장이었다. 물하태는 일제강점기인 군수물자를 접안, 하역하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물하태 삼거리에서 동물보호소 표지판을 만나면 길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른쪽 '뾰족산삼거리 1.6km'는 명사갯길 방향이다. 왼쪽 길을 택하면 상산을 오를 수 있다. 삼거리에서 200m 거리에 들머리 이정표가 있다. 정상까지는 1km 가파른 오르막이다.



상산 정상, 크고 작은 섬과 상왕봉이 보이는 최고의 조망처.


상산 정상은 송신탑이 차지하고 있다. 정상석은 30m 아래쪽, 공터처럼 넓은 평지에 있다. 예전에 비해 잡목들이 많이 자라 탁 트인 조망을 막고 있지만 흘린 땀에 보답하듯 최고의 풍경을 선물한다. 신지대교 너머로 상왕봉象王峯(644m)이 보인다. 상산은 상왕봉 절반의 덩치에 불과하나 조망만큼은 밀리지 않는다. 신지대교 오른쪽으로 해상왕 장보고 관련 유적들이 있다. 장보고를 모신 사당인 청해사淸海祠를 비롯해 장보고기념관, 청해진유적지 오른쪽으로 장보고대교가 보인다. 장보고는 완도 출신으로 통일신라시대 9세기 전반에 당나라, 신라, 일본까지 국제적인 해상무역을 개척한 해상 영웅이다.
뾰족산은 바람이 지나는 길목
상산 정상에서 0.3km 아래에 청해사(구 영주암)가 있다. 약수물이 시원하다고 소문난 절이다. 뾰족산 입구는 아차하면 놓치기 십상이다. 시멘트포장도로를 지그재그로 내려가다가 인동장씨 가족묘에서 5분 아래쪽에 있는 '김해김씨 세장산' 비석이 뾰족산(150m) 들머리다. 예전에 이정표가 있었으나 현재는 산행 리본들이 대신한다. 이곳에서 20분이면 뾰족산에 오를 수 있다. 정상엔 산동정山東亭이라는 팔각정자가 있다. 시원한 바다 바람이 지나는 바람골이다. 멀리 명사십리해변과 소안도, 노화도, 청산도가 그림처럼 보인다.



완도로 들어오는 길목을 밝히는 서봉각등대.


뾰족산 정상에서 0.4km 아래쪽인 등대사거리는 명사갯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서봉각 등대를 보려면 이곳에서 남쪽으로 0.7km 더 내려간다. 첫 번째 데크 쉼터는 바다 너머로 동망산과 우뚝 솟은 완도타워가 가까이 보인다. 등대는 두 번째 데크 쉼터 아래에 있다. 서봉각등대는 신지도 서쪽 봉우리라는 의미이며 공식 명칭은 신지도등대다. 팔각기둥 모양의 높이 15m 무인등대로 불빛은 멀리 약 17km까지 보인다. 등대사거리에서 명사십리해변 입구까지 1.3km 거리는 땡볕에 노출된 임도지만 푸른 바다가 보여 주는 청량감에 발걸음은 가볍다.
신지명사십리薪智鳴沙十里는 울 명鳴자를 쓴다. 전설에 의하면 조선 25대 임금 철종의 사촌인 이세보가 세도가들의 전횡을 비토한 연유로 이곳으로 유배되었다. 그는 밤이면 해변에 나가 유배의 설움과 울분을 토했다. 손가락이 닳도록 모래사장에 시를 쓰고 읊었다고 한다. 그 후 비바람 치는 날이면 모래밭에 부는 바람소리가 그의 한을 품은 울음소리 같다 하여 명사십리라는 지명이 붙었다는 소리다.
명사십리는 백사장 길이가 3,8km에 달하는 완만한 해변으로 고운 모래의 모래사장을 가지고 있다. 울창한 송림도 빼놓을 수 없다. 2020년 해양수산부 주관 전국 277개 해수욕장 중 3대 우수해수욕장으로 선정되었으며, 국제 환경교육재단FEE에서 안전 해변에만 주어지는 블루플래그 인증을 받았다. 명사갯길 제1구간 종점인 울몰은 '모래가 운다'는 뜻인 '울모래'의 줄임말이다.



산행길잡이
신지대교-물하태삼거리-이정표-상산-청해사-김해김씨 세장산 비석-뾰족산-등대사거리-서봉각등대-등대삼거리- 임도-명사십리해변-완도해양치유센터-울몰 (12km, 4시간 30분)
신지대교-물하태삼거리-이정표-등대사거리-임도-명사십리해변 입구 (6km, 3시간)
교통(지역번호 061)
서울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완도공용버스터미널까지 버스가 하루 2회 운행한다. 07:40 버스는 프리미엄 20석으로 5만7,200원이며 15:10 버스는 우등 28석으로 4만4,000원이다. 5시간 소요된다.
서울에서 광주유스퀘어로 가는 방법도 있다. 버스는 수시로 있으며 2만800원, 3시간 20분 소요된다. 광주유스퀘어에서 완도공용버스터미널까지는 2만500원, 2시간 5분 소요된다. 터미널에서 신지대교휴게소까지 택시로 이동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약 8,000원이다. 문의 장보고택시(554-6000)
볼거리
고금도에 딸린 묘당도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마지막 총본영이 있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무사가 있다. 입구 이순신기념관에는 난중일기를 비롯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는 남포 관음포에서 모셔졌다가 묘당도 월송대에 10일간 안치했다. 월송대는 400년이 지난 지금도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곳이다. 충무사 주변은 경관이 뛰어나고 노송이 울창하다. 입장료와 주차비 무료다.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